영성체를 얻었다면
달랐을까요.
그동안 저는 인간적으로 성숙하는 대신 들쥐처럼 이빨이 자라 이루 말할 수 없이 어려웠습니다. 이빨을 갈고 이빨가루를 모아 퉷, 더럽게스리, 침에 개어 반죽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둥글게 둥글게 효험을 기대하며
곤죽이 된 사랑이라 해도 사랑이라면 아무 상관없다고
허세를 부렸습니다.
하. 하. 하. 또박또박 한국어로 웃었습니다.
*
정말 그랬던 걸까요.
실은 저는 이빨만 빼고
무럭무럭 줄어드는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小心琉璃, 발음되지 않는 중국어로
유리를 조심하고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흰 가운을 뒤집어쓴 채 실험실에 틀어박혀
야금야금 시간이나 갉아먹는 건지도요.
*
보고 싶었어요. 애타게요.
하지만 이토록 오랜만일 수 있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