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저는 아직도 소피의 기질, 작업물, 아름다움 등의.... 그의 삶을 돌아보고 있습니다. 그는 몰두할 줄 알고 무척 총명했던 한편, 섬세하고 통찰력을 지닌 사람이었습니다. 우리의 대화 주제가 인간, 상호관계, 물질적인 것, 혹은 음악에 대해서이든, 상관없이요. - 그는 진정성 있게 삶을 걸어온 사람의 발자취 속에 지닌 사랑, 관심과 강렬함으로 모든 주제에 다가갔습니다.

또한 그는 끊임 없이 새로운 것을 찾아나서고 발견했으며, 자신의 세계관을 재구축 할줄 알았습니다. 과감한 의견을 제시할 줄 아는 한편 다른 이들을 통해 배움을 얻고자 노력했으며, 언제나 타인의 관점에 대해 물어보고 헤아렸습니다.
그의 많은 상호작용은 이런 양상을 띄었습니다. 조용하되 위엄을 띈 카리스마는 일순의 거리감을 느끼게 했는데, 아마 심지어는 이곳에 존재 않는 듯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이내 그 정적은 기발한 농담이나 재치있는 농담, 또는 진정성을 띈 말들로 깨어지고는 했지요. 이 고조된 느낌과 인상은 언제나 그의 곁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사적인 때나 공적인 공적인 때 뿐만 아니라, 그 사이의 어느 순간에서든지요. 작업실이든, 세트장이든, 미팅 중이든, 이동 중이든...

그는 달리 목적지를 정해놓지 않은채, 차를 타고서 서성거리는 것을 좋아했어요. 저를 알게된 지 몇달이 채 안되었을 때 조차도, 제게 런던을 드라이브 시켜줄 어느 핑곗거리들을 즐기고는 했어요.
제가 좋아하는 많은 기억들이, 여전히 그를 운전석에 두고 있네요. 어떤 식으로든지요.

(중략, 대략 소피가 본인과 씬에 음악적으로 많은 영향을 끼친 일화들을 털어놓음. )

판데믹이 심화되자 소피는 노스햄튼에 있는 본가로 돌아갔는데, 그는 다시 깊은 사색에 잠겼습니다. 나는 그가 락다운으로 인해 꽤나 탈을 겪고있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그에게 음악이란 다른 모든 것을 배제하고 줄기는 요소가 아니기에요. 그 다음 소식으로는 그가 아테네로 갔으며, 마지막으로 나눈 대화에서 소피는 자신이 새로운 작업실을 차렸으며 얼마나 많은 영감을 받았는 지에 대해 말했습니다.

몇달 전 저는 우리가 합을 맞추었던 2015년의 오래된 작업물을 마무리 짓게 되었습니다. 당신이 기대하듯 그의 파일들은 체계적이며 정보가 완전히 분석적일 뿐만 아니라, 유쾌한 듯 지저분하게 쌓인 음성녹음과 낙서, 패치더미들이 있었으며, 여전히 제가 그 작업물을 꺼내었을 때를 떠올리게 해주었습니다.

소피가 낙마했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우리의 곁을 떠난 날로부터 하루도 채 지나지 않은 때에, 저는 소피가 내게 얼마나 초인적인 존재였는가에 대한 생각 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몇해 전 소피, 헤이든(*Hayden Frances Dunham, Aka QT)과 내가 태평양을 가로지르던 때 저는 그런 생각을 계속 하게되었습니다. 우리는 바다를 보기 위해 밖으로 나왔는데, 도로에 발을 내딛자마자 차가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답니다. 시간이 멈춘 듯 섬찟한 순간이였으나, 소피는 제빨리 뒤로 달려가 차에 오른 뒤 우리 바로 옆에 차를 대었어요. 마치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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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난 몇주간 안젤라 카터(페미니즘 사상에 큰 영향을 준 소설가)의 1977년 작인 ‘새로운 이브의 열정(국내미발간)’을 읽었습니다. 그 소설은 소피에게 깊은 반향을 주었던터라 그는 언젠가 때가되면 오페라로 개작하고 싶다고 말한 적있습니다.
소설은 초현실주의적이며 빛나는 서술과 기묘할정도로 영국적인 분석을 갖추었기에, 그에게 탁월한 책이었습니다. 책의 문장들은 마치 소피가 읊는 듯한 것처럼 여겨지는 부분이 많았는데, 그 중에서도 이 한구절이 제게 처음부터 마땅히 느껴졌습니다

: 우리의 외면에 표출되는 상징들은 반드시 언제나 우리 삶의 내면을 명징하고도 정밀히 드러내어야 한다. 어떻게 상징들을 달리 쓰이도록 두려는가, 삶이 쓰여나간 이후로 형태를 띄게 되었음에도? 그러므로 우리는, 변변찮거나 이치에 맞지 않는 형태를 띈다고 해서 우리의 궁색한 상징들을 탓할 수 없다. 상징 자체는 자신의 육질도는 표현을 달리 표출할 수 없기 때문에, 아무리 볼품 없는 것이 우리 삶의 본질일지라도, 그것만이 상징의 형태를 결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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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여전히 소피의 죽음을 받아들이려 하는 중입니다... 이 단락은 제 긴 추도문의 시작점이었는데, 지금은 끝에 다다른 것 같네요.

이걸 자주 말하진 않는데, 제가 음악을 만들 때 매번 하게되는 요상한 트릭이 있어요. 저는 내 친구들이나 협업을 했던 이들을 떠올린 뒤, '그들이었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Charli(Charli XCX)는 이 멜로디를 어떻게 뒤집을까? Noonie(Noonie Bao)는 여기에 어떤 음을 더할까? Finn
(Finn Diesel)이라면 어떤 코드를 바꿔 즐거움을 띄게 할까? Alaska(Alaska Reid)는 이 이미지를 어떻게 가사로 변화시킬까? 모든 가정을 거치면, 결국 쉽게 떠오르는 사람은 소피였습니다. 저는 음악에 관한 것이라면 진정으로 무엇이든 그에게 물어볼 수 있으며, 그는 즉시 답해줄 겁니다.
분명히 이 즐거운 가상인물들은, 제 마음 속에 자리한 친구들의 복제판들은 언제나 원본에 못 미치겠지요. 진짜 Charli는 제가 시뮬레이션한 Charli보다도 손쉽게 탑라인을 뽑아낼 수 있듯이요.

다만 지금은 처음으로 제가 세상을 떠난 이에게 다가가려는데, 그의 특별한 목소리가 퇴색되어버리지는 않을까 걱정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목소리의 일부는 제게 이제 그 어느 때보다도 생생하게 말하는 것같은, 이상한 확신을 하게되네요.
정말 그가 제게 다른 오실레이터(신시사이져의 소리를 만드는 요소)를 사용해서 소리를 재현해보자거나, 가사를 좀더 유쾌하게 만들어보자고 제안하는 것만 같아요. 아마도 그가 지금 이곳에 있는 것만 같네요, 그 어떠한 규칙도 제한도 없는 곳에서부터 이곳으로요. 어쩌면 그는 제 일부가 되었는지도, 그가 사랑했던 모든 사람들의 일부가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지극히 자상하고 현실적이며, 존재만으로도 삶 자체에 대한 한없는 낙관을 띈 친구를 잃은 것은 형언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건 마치 우리가 말한 적이 없는 것처럼 느끼게 합니다...

A. G.
2021년 2월

원문 : http://agcook.com/msmsm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