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5월에 만들었던 자작곡인데, 이곳에는 이제야 올리게 되었다.

 

 

출처 : sketchplanations

 

 

미로에는 A에서 B지점(혹은 그 이상)으로 가는 Maze와 입구와 출구가 동일한 Labyrinth가 있는데, 후자의 경우 가운데 지점에 보상이나 가져와야할 무언가가 있기도 하다. 여담이다만, 나는 이 곡의 영제를 짓는 과정에서 Maze를 쓰려던 중 또다른 단어인 Labyrinth가 떠오르자, 두 단어의 차이가 궁금해져 검색해본 덕분에 이러한 차이를 알게되었다.

다만 이 곡을 만들 때만 해도 그런 두가지 차이를 생각하기 보다는, 그냥 무언가 헤메는 기분이 들었을 뿐이다. 자꾸 문을 거쳐도 통로가 나오질 않는, 그런 얽매임에 빠져 있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지금의 나는 미로 속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빠져있는 미로의 정체를 알게된 것은 앞서 말한 것처럼 Maze와 Labyrinth의 의미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된 덕분인데, 그 단어들의 이미지 속에 나를 가둬본 뒤 내가 빠져있는 미로는 무엇인가를 생각해본 결과 Labyrinth로 구체화 되었다.

극복하기 위해서는 근원을 생각해내고, 그것을 해결하는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다른 출구를 모색하는 것은 결국 달아나는 것이나 다름없고, 결국 해결되는 것이 아니기도 하고.

 

물론 어쩌면 전자는 마찬가지로 얽매임일 뿐이고, 때로는 후자가 더 옳기도 하겠지만.

 

-

 

음악적인 부분을 말하자면, 우선 개인적으로는 Arturia의 Microfreak을 구매한 기념으로 끄적여본 신스를 바탕으로 만든 음악인데(뼈대를 담당하고 있는 신스를 Microfreak에게 맡겼다), Microfreak의 사운드가 무척 마음에 든다. 다만 아쉬운 것은 도입부에서의 소리인데, Attack/Release와 LPF를 처음 끄적였을 때 만들었던 그대로 썼던지라 그리 매끄럽지 못한 것 같다. 게다가 패닝을 입체적으로 주었어야 심심하지 않았을 것 같기도 하고. 근데 수정하는게 너무 귀찮았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음악을 만들 때 한가지 패턴의 코드진행에 사운드를 얹어가는 방식에 의존하는 경향이 클 뿐만 아니라 멜로디 라인을 만드는 것에 취약한데, 그래서 자주 한계를 실감하는 편이다. 그러나 이 곡을 만들 때에는 그런 단순한 방식에도 불구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양한 소리를 쌓는 것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만들었다.

그런 생각을 하며 내가 만든 곡을 꺼내기도 했으니, 결과적으로 한개의 미로는 통과해낸 것 같아서 뿌듯하기도 하네.

+

개인적으로 박수 소리나 체명악기의 소리를 의식과 관련된 소리라고 생각하는데(실제로 교회의 워십에 박수가 들어가고 불교 쪽에서는 목탁이나 싱잉볼을 사용하기도 하고), 그래서 곡의 끝자락에 박수와 비브라폰을 추가했다. 결과는 만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