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사내 있는 여자를 집에 들여 한 며칠 살았지 청소도 같이하고 음식도 나누며 번듯하게 사람 하는 짓을 하려고 했지 그 시간들을 인디아라 불렀지 인디아에 가고 싶었으므로 인디아는 영원의 다른 이름이었지

자정 무렵 여자와 나의 이야기는 여자의 사내 이야기가 대부분, 할 말이 있거나 없어도 여자는 계속 사내 이야기만 꺼내고 나는 꾸역꾸역 걸레질을 하며 들었지 슬퍼서 귀가 더 열렸지

멍이 커진다며 앓아누운 몸에게 비누와 삼푸를 사다 주고 양말도 머리맡에 놓아주며 나도 조금 아팠지

여자를 기다리던 사내가 건너편 집으로 이사를 왔어 그가 하는 일이라곤 우리 쪽을 넘겨다 보는 일이 전부였지만 나는 아는 체하지 않았지

가능하다면 혹은 그것이 불가능할지라도
여자는 가지 않고 나는 여자를 보내지 않고 나는 오래 건너편을 살피고 사내는 건너편이자 인디아인 이쪽을 봤으면 그것이 영원이었으면

간극은 안정적이어야 하므로 그 사이엔 인디아로 향하는 철길을 놓아야 했지

끝없이 시차를 견디며 도망하게 될지라도 끝도 없이 영원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열정적으로 인디아에 가닿는 일일 것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