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잠에서 나오지 않는다
나는 너의 감긴 눈꺼풀을 열고
눈보라 치는 설원을 바라본다
모든 악몽 위에 세워진
고요의 땅
그곳으로
너를 찾으러 간다
한방울 그리고 한방울
핏방울을 떨어뜨리며
펄럭이는 심장을 들고
너를 찾아 한참을 헤맨다
이토록 추운 잠 속에서
너는 혼자 얼마나 무서웠을까
간혹 바람만이 얼굴을 헤집고 돌아갈 뿐
어디에도 너는 보이지 않는다
나는 점점 희박해지는 숨을
몰아쉬며
서로를 끌어안으려다
목을 조르며 죽어간 두그루
나무를 떠올리고
먼지로 뒤덮인 피아노 덮개를 열듯
하나하나
용서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