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슬픈 시는 쓰지 않을게
영혼을 드러내려고 애쓰지 않을게
액자 안의 그림이 무엇이었는지
말하지 않을게
밝은 것을 견디지 못하던 사람이
어두운 것을 견디게 될 때
커다란 양초와 과자 상자
챙이 넓은 모자를 들고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지 않을게
최초의 미로를 만들었던 사람이
혼자 있다가
안으로 들어갔다고 쓰지 않을게
밖에 오래 서 있다
그러다 돌연히
다짐했던 말들을 기억하지 못하고
태어나길 그렇게 태어났다고
계속 믿고 있었지
정말 아닐까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면
갑자기 끊겨버린
노래의 뒷부분이 생각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