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요즈음에는 봄의 그림자가 더욱 깊어지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나 다운 스트레스에 빠져 지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우울함이 어쩌면 계절 탓이 아니라 생일 탓인지, 어쩌면 둘다 어우러져서 이런 진탕에 빠지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이번에는 뭔가 더욱 떠나버리고 놓쳐버린 순간들을 떠올리며 울적해진다. 이렇게 괜찮은 시간을 보내고 있어도 되나 싶은 마음으로.

 솔직히 말하자면, 요즘 죽고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냥 멍하니 있다보면, 혼잣말으로라도 죽고싶다고 말하고 싶은데, 차마 삼킨다. 혼자 있을 때에도 꺼내질 못한 채.

 

 브누야들과 친구들의 생일이 코앞이지만, 여전히 편지가 써지질 않는다. 무엇보다도 (J)에게 선물과 편지를 보내어야 하는데, 힘겹다. 왜 나는 겨울이 떠나기 전에 보내겠다고 약속을 했는지 모르겠다.

 

그나마 요즘의 행복이라고 할 게 있다면 커피를 내리는 일이다. 그라인더를 사고나니 몇 잔이든 빠르고 쉽게 뽑게 되니 정말 편하더라. 그동안 어떻게 핸드밀로 커피를 내려 마셨나 싶을 정도로.

 

 그다음으로 즐거운게 있다면 FC안양의 경기를 기다리고, 보는 일이다. 영화를 보는 것도 힘들어진 지금, 유일하게 멍하니 보고 또 분석을 하는 즐거움이 그거다. 그리고 사람들과 어우러지고, 감정을 나누는 일. 일종의 제를 나누는 기분으로 즐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