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춤추러 오라 : 현 시대의 안무 사전

 
 
  즐겨라. 나와라. 펑키하라. 당신의 몸을 움직일 시간이다. 지금은 댄스 제네레이션이기에, Wallflower는 모든 장소에서 시들어가고 있다. 
  동네 술집에 가서 Tennent의 Extra 맥주를 몇 파인트 마시고, 대안거리에 눈독을 들이던 때가 있었다. 당신의 행동 가지 중에서 춤과 가장 흡사한 것이 있었다면 그것은 난봉군 짓을 떨며 벌인 오년 동안의 자포자기였다. 당신이 할 수 있던 유일한 육체적인 운동이란 크리스털 팰리스를 서포트하던 작은 멍청이들을 괴롭히고 쫓는 일 뿐이었다.
  이제는, 만약 당신에게 기회가 온다면, 춤을 춰라. 다들 그러고 있으니. 그들은 자신의 펑키한 춤을 뽐내고 있으며, 자신의 바지를 펄럭여대며, 자신의 좋은 것들을 흔들어대고 있으며, 그들의... 어...? 정확히 그들이 무슨 춤을 추고 있냐고? 사실은, 아무도 확신 못한다.
  이것은 쉽게 익숙해졌다.
 

  초창기에는, 당신은 lindy-hop을, Jive를, jitterbug을 추었다. 만약 어떻게 추는 지 몰랐더라면, 당신은 지역 청소년센터에 가서는 비굴하게 추는 방법을 배웠을 것이다. *역주 :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정말 쉽게 따라 못할 난이도의 춤이다..
  그 이후에는 더 쉬워졌다. The Twist, The Mashed PotatoThe locomotion이 있었다. - 내가 말하는 것은, 이 춤들은 어떻게 추어야하는 지 또박또박 알려주는 음반이 존재했다는 것이다. 그 모든 똘빡들도 트위스트를 출 수 있다 - 그것들은 그 시대의 'Agadoo' 였다.
  Disco는 존 트라볼타의 영화(역주 : 토요일 밤의 열기)를 따라하면 됐으며, 만약 당신이 Pogo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당신은 진짜배기 펑크인 것이었다(역주 : The pogo는 펑크 밴드의 공연을 즐기는 이들로부터 탄생한, 그냥 점핑하듯이 추는 간단한 춤. 그런데 그걸 이해못하겠다면 '야~ 니가 진짜배기 펑크정신이다~'하는 일종의 비꼼). break- dancebody-popping 같은 춤 교본도 WH Smith(역주 : 잉글랜드의 서적 판매점)의 베스트셀러를 차지했다. 
  이제 당신은... 당신만의 춤이 있는가? 정말로!
  이상적으로, 춤은 섹스와 마찬가지여야 한다 : 그저 당신이 그냥 하는 것이어야 한다. 허나 분명한 것은 전적으로 자신 만의 춤을 추어서는 안된다. 자신 만의 춤은 엄청난 조롱과 부끄러움의 원천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가 Michael Clark(역주 : 스코틀랜드 출신 댄서)가 아니며, 우리 중 일부는 Bonnie Langford(역주 : 아역 출신의 잉글랜드 댄서)도 아니다. 우리에게는 실마리가 필요하다.
  온 세계가 괴로워 하고 있다. 자연스러운 리듬은 존재하지 않다 : Milli Vanilli가 이것을 증명했다. 만약 적어도 우리의 새로운 춤동작에 대한 어떤 이름이 있다면, 이는 모든 곳의 어색한 그루버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니 모두들, 벽에서 나와라. 지루해지지 말고, 부끄러워 마지마라. 소녀들아, 소년들아, 그리고 추어라...
 
Techno Punch / 테크노 펀치
  이 꼬맹이는 꽤 한동안 자리잡고 있었다. 남자들은 대개, 베이스라인의 킥을 기다린 다음, 뭔가에 올라 탔다. 계단이나 스테이지, 가끔씩은 트랙터(역주 : 말그대로 트랙터를 뜻함. 레이브 파티는 농가 같은 곳에서도 벌어졌기 때문에, 언급한 듯 하다) 같은 것에 말이다 - 즉흥적으로!
  두 발을 맞추고서는, 발가락을 뻗어라. 비트에 맞춰 약간 흔들리듯이 발을 모았다 펴면 된다. 이제는, 당신의 손을 뻗고서, 당신의 머리 위 허공을 향해 분노한 Eubank처럼 주먹을 휘날리라.
  이상적으로, 당신은 둥근 선글라스와 후드를 착용한 다음 뭔가 의미있는 말을 외쳐야 한다. 가령 '예! 가즈아!', '하드코어!' 혹은 -최소한 우리가 잊지않아야할- '멘탈!'
 

Spread Yer Legs / 니다리를 벌려라
Deee-Lite의 섹시한 여자 멤버나 Top of The Pops에 나오는 후기 Pan's People(역주 : 상술한 프로그램을 비롯해 다양한 TV쇼 및 카바레에서 활동했던 여성 댄스팀)이 즐겨 출 법한 이 춤은 '뿔'처럼 보인다(비록 내 생각에는 Anusol의 튜브(역주 : 치질 치료용 연고)같은 모양새이지만 말이다). 당신의 가능한 넓게 벌린 다음 무릎을 살짝 쪼르렸다 폈다하라. 팔은 유혹적인 뉘앙스로 앞뒤로 위아래로 휘적거리면 된다.
 
 Riding The White Horse / 백마 타기
  Spread Yer Legs와 같지만, 거기서 입술을 반드시 삐죽거리고 가랑이는 튕긴 다음, 팔은 뻗어라. 마치 Desert Orchid(역주 : 영국에서 이름을 날렸던 경주마)를 타고서, 그녀석의 세번째 골드컵 우승을 이뤄낸 듯이. (역주 : 안타깝게도, Desrt Orchid는 이 칼럼이 써진 91년 골드컵에서 간발의 차로 세번째 우승에 실패 후 은퇴를 했다.)
 
The Dialler / 더 다이얼러
  이건 진짜 병맛 쩐다. 네 발꿈치와 발끝은 차례대로 탁탁거리면서 다리는 튕겨 대라. 너의 입술은 물소가 후렌치 후라이를 받아먹듯 내밀어라. 오른 팔을 뻗은 다음 전화기의 다이얼을 돌리듯 검지로 원을 그리면 된다(역주 : MZ세대는 뭔소리인지 모르겠지...). 일종의 미친 고양이 혹은 일종의 개빡친 또락새에 속하는 춤이다.
 

아래 서술하는 춤과는 무관함. 그냥 내가 Zomby를 좋아해서 삽입.

 Wash The Windows / 창문닦기
   또다른 병맛 쩌는 춤이다. 확 트인 야외에서 더 나은 춤이다. 거의 'Moonstompin' 추듯이 제자리에서 껑충 뛰면 된다. 당신의 손이 산양 가죽(chamois leathers / 역주 : 청소용 걸레로 많이 쓴다)이라고 상상하라. (양손을 사용해) 오른쪽 창을 닦은 다음 왼쪽 창을 닦아라. 때때로는, 살포시 뛰어다녀라. 이걸 본격적으로 하려거든, 너가 사내자식 일 경우 덥수룩한 단발머리어야 하고, 여자라면 Karen Carpenter 컷을 해야한다. 창문닦이를 할 때는, 할배가 입을 법한 플란넬 잠옷을 입어야 하는 점도 명심하고.
 
  Helloing / 헬로잉
  Voguing의 쌈마이 버전이다. 치명적인 포즈를 취한 뒤, 아무 것도 안하면 된다. 전적으로 말이다.
 
The Balearic Shuffle / 발레아릭 셔플
지들이 잘난 걸 아는 존나 쿨한 놈들 대다수는 지금 이 춤을 밀고 있는 중이다. 미치코(Michiko London)나 리치몬드(Destroy John Richmond)옷을 입은 채 그저 댄스 플로어 뒷편에서 서있는 놈들 말이다(역주 : 둘다 80년 대~90년 대 초반 영국 힙쟁이의 상징인 브랜드). 그 양반들은 춤추고 싶어 하면서도, 지네 옷이 구겨지는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아 한다. 몸을 흔들거나, 팔을 살짝 깔딱 대거나, 머리를 끄덕이거나, 발을 끈다. 그러곤 멈췄다가 다시 반복한다. The Milk Bar Mambo 라고도 알려져 있다. (역주 : 본디 Mambo 댄스는 경쾌한 라틴댄스인데, 상술한 것처럼 가만히 까딱거리는 게 전부인지라 비꼬는 의미에서 저렇게도 불렸던 것 같다.)
 
니가 죽어도 싫다 한들 알아놔야 하는 것도 있기 마련이다. 인싸 무리가 인디 댄스에 끼얹은 춤동작 말이다. 그래서 여기 소개한 것이다..
 
The Bez Barney / 뿔달린 망나니
다죽자. 인기 많은 북부 밴드들과 무대 위에서 비틀거려라. 타이슨 전에서 6라운드 상황인 브루노(역주, 브루노는 타이슨과 5차전에 TKO를 당했다. 아마도 죽을 것 같은 상황인데 1라운드 더 뛴 상태처럼 굴라는 것인듯)처럼 와리가리하라. 마라카스를 흔들어 재껴라. 탬버린을 흔들어라. 스테이지에서 굴러 떨어져라. 다죽자.
 

라이브에서 트레이드 마크인 꽃을 메고서 춤추는 중인 Barry Mooncult

The Mooncult Strut
Flowered Up(역주 : 90년 대 초반 영국에서 인기있던 밴드)의 Barry Mooncult의 이름을 따서 지은 이름이다. Camden(역주 : 영국의 지역. 반체제 문화의 온상지이며, 라이브 클럽이 많다)의 반역자 패거리들과 무대 위로 올라가라. 초라한 닭처럼 서성거려라. 모든 관중들이 너와 함께 올라올 것처럼 굴어대라. 만약 관계자들이 제지하려고 하면, 싱어에게 그들을 꺼지라고 하도록 하라. 이 짓을 하기위해서는, 레오타드 문양의 6사이즈 쫄쫄이옷을 입어야 한다.
 
The Pests Conga 
88년에 죽었다고 생각한 트렌드가 돌아온 것만 같다. 세명 혹은 그 이상이 추는 춤, 너는 다섯 명 이상의 무리가 끼는 걸 결코 볼 수 없었을 것이다. 이 춤을 추는 상황은 이른 때에 몇몇 풋내기들이 서로를 발견하고 난 다음 절반 정도가 과음한 이후에 들러붙으면 일어난다. 눈이 동그래진 '친구들'은 어깨동무를 한 채 'Oops Up Side Your Head' 춤(역주 : 여담이지만, 이 춤은 밴드가 고안해낸 것이 아닌, DJ Alex Dyke라는 DJ가 해변파티에서 관객들에게 앉은 채 노젓기를 하라고 유도한 것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을 직립버전을 추기 시작한다. 그러고선 웃으며 모두에게 합류하라고 찡찡거리는 것이다. 그놈들의 손을 흔들어주고 지나가는 것으로 그네들의 약빨을 채워줘라. 이야말로 전적으로 와글썩하지 않겠는가?
 

영상 중반을 보면 일열로 나란히 앉아서 춤을 추는 사람들이 돋보인다.

  이 팁들이 충분치 않거든, BBC2의 TV쇼인. Dance Energy를 보아라. ragga(래게에서 파생된 음악 장르. 래게와 R&B가 결합한 댄스뮤직인 점은 유사하지만, ragga는 서사적인 면에서 좀더 진중한 면이 있다고 한다. 근데 영상을 보면 ragga이 아니라 dancehall인듯 한데..) 선생들을 보고 배우면 된다. 그러나, 네가 그 쇼에 출연할 정도로 실력이 좋아진다면, 그것은 너가 니 동네에서 British Knights 한 켤레나 200파운드 짜리 Troop 트랙수트를 구매한 유일한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다. (역주 : 둘다 그 당시 영국에서 인기 있던 스트리트 브랜드이다. 한편 Troop은 좀 안습인 점이 있는데, 80년 대에 미국에서 유대계 사람과 한국계 사람이 창립해 나이키 급으로 인기 있었으나, 어느 순간부터 백인 우월단체인 '쿠 클럭스 클랜'이 운영주체라는 거짓 소문이 돌아서 망했다고 한다. 다만 유럽에서는 라이센스 판매체제였고, 그 소문이 퍼지질 않아서 90년 대까지도 살아남아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니가 Hemel Hempstead(역주 : 한국으로 치면 파주시 내 어느 읍 정도의 위상을 지닌 타운) 출신이라는 좆같은 tmi까지 방송에 나오겠지만, 그건 신경 꺼라.
  월플라워가 되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인데, 여전히 몇몇 베뉴에서는 Tennent의 Extra 맥주를 제공하고 있다. 심지어 누구는 찝쩍거리기만 하기도 하는걸(니가 경찰을 부르고 싶어하지 않는 한, 5년 동안 춤을 안춰도 된다[역주 : 아마도 불법 Rave파티가 많았다보니 이런 말을 언급한듯]). 만약 너가 춤추도록 강요 당한다면, 몇몇 Wombles의 더 나은 스텝을 떠올리길 애써라.
 
  계속 해서 추측해봐라, 그들은 너가 아방가르드를 밀고있다고 생각할 지도 모를 따름이다. 내 말은, Martin Kemp(80년 대에 인기 있었지만 수직낙하한 DJ. 한국으로 치자면  80년 대 말에서 90년 대 초까지만 해도 유명했지만, 이후 추억의 DJ가 된 DJ처리를 떠올리면 될 듯하다)도 한 때나마 무브먼트를 이끌 사람으로 여겨진 때가 있었지 않았는가.
 

 
 THE FACE, August 19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