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저는 한동안 믹스테이프에 대한 아이디어를 궁리하고 있었어요. 저는 절대 앨범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몇년간 제가 음악을 만들거나 듣는 것에 대한 방식이 많이 바뀐데다, 싱글이나 EP가 언제나 그 방식에 부합할 수는 없으니요. 게다가 제 음반이 사람들의 버스여행길에 배경음악이 되길 바라는 바라는 마음이 들게 된 반면, 여태까지의 제 작업물들은 당신이 1)월워스 로드의 절반남짓 지날 무렵이면 끝이었죠.


 이 음반을 만드는데 있어 중점으로 둔 것은, 음악이 머무는 공간에서 정말로 인간적이고 쾌활하며 유머러스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음반의 기묘한 부분일지라도 빈약하거나 스스로에 과잉몰입한 것처럼 여겨지지 않도록요. 여기에는 제가 좋아하는 전자음악은 정말 많지만 결코 전자음악에 대해 당신이 연상하게될 것들, 그러니까 우주세대나 머나먼 땅의 풍경 등을 떠올리지 않아도 될겁니다. 좀더 개인적인 측면을 느껴주시길 바라요. 이 음반에는 제 가족의 음성메모가 많이 담겨 있는데, 2)락다운 상황에서 제게 유일하게 밀접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음성메모들이었습니다. 최근 아버지께서는 우리가 지내온 동안 거주지를 옮긴 횟수에 대해 작성한 광범위한 목록을 제게 보여주셨어요.(여담이다만 우리집 식구는 열여섯명이랍니다.) 아버지는 엔지니어였고 제 어린시절은 그 일을 따라 이곳저곳을 옮겨다녔죠. 놀라울 것 없게도 그 기록은 제가 나이가 든 만큼 가족과 소속감에 대해 생각하게끔 만들었고, 그 사실이 제 음악과 어떤 연관성을 띄고 있는지 생각하게끔 만들었습니다. 


 제 머릿속에서는 이 음반이 영혼의 기록물로 들리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들리련지 잘 모르겠네요. 음반의 커버를 맡은 어썸한 사람은 제게 어메이징한 사촌인 Leighann인데, 어렸을 적의 제게 3)정글과 DnB, 그리고 UK 개러지를 알려주었던 사람이에요. 그녀가 없었더라면, 오늘날의 저는 이 일을 하고 있지 않았을테죠. 저는 4)Marks rosie가 찍어준 이 사진이 마음에 들어요. 5)Potter Payper의 인터뷰 중에서 제가 별칭으로 삼고 싶었던 샘플을 떠올리게 해주거든요. 제 성과에 대해 함축해서 말하자면, ‘당신은 친절한 말이 누군가에게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절대 알 수 없습니다’. 이를 마음에 두고서 크나큰 감사의 말을 전해요. 이 음반의 모든 조력자들에게, 내 고결한 친구들에게(당신이 누군지 알겠지), 6)XL Recordings의 좋은 사람들에게, 그리고 내게 있어 대부분의 7)범죄동지인 William Aspden에게(그는 충만함으로 채워진 상냥한 말씨를 지녔답니다).
당신이 이 음반을 즐기길 바라며, 당신의 인내와 지원에 감사드려요. 모든 것에 있어서 말이죠! 


1)월워스 로드: 남부런던 A215도로의 시작점. East Street Market이라는 쇼핑타운이 있어 주말에는 정체가 되긴 하다만, 기껏 해야 1시간 내외의 거리
2)영국은 코로나가 심했을 당시 거주지로부터 이동을 제한하는 락다운을 선포한 나라 중 하나입니다.
3)전자음악의 장르입니다. Jungle, Drum and Bass, UK Garage.
4)이번 음반에서의 사진작업을 맡은 포토그래퍼. 누군가가 일상에서 활력을 띈 순간을 포착한 사진을 담아내는 것으로 인지도를 올렸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패션브랜드 및 잡지와의 협업이 활발한 사진가입니다.  
5)영국의 래퍼, 그가 언급하는 인터뷰 내용은 찾지못했습니다. 
6)영국의 독립 레이블. 라디오헤드와 배드배드낫굿, 예지 및 아델 등이 소속되어 있습니다.
7)그의 매니저라서 저렇게 농담하는 겁니다. 뒤에 괄호 친말로 농담을 뒷수습하네요.

 

원문 : https://www.instagram.com/p/CRlp_vBhOsb/?utm_source=ig_web_copy_link&igshid=MzRlODBiNWFlZ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