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탁자를 쾅쾅쾅 내리치면 모두가 이쪽을 본다 거기에 무슨 재미가 있을까? 그건 중학생도 모르지만 중학생은 탁자를 내리치는 데 중독되었다

 중학생은 이 거리에서 태어나고 이 거리에서 자랐다 중학생은 거리의 생활을 안다 거리의 생활은 아름다운 것들이 급속도로 피었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생활이다

 어느 날 중학생은 거리에서 아름다운 중학생을 보았다

 두 사람이 보고 나온 영화는 반복되는 하루를 그린 영화였다 중학생은 중학생에게 묻는다 좋았어? 잘 모르겠어 나는 이 영화를 제일 좋아해 중학생이 엄숙하게 말했다

 교실에 빈자리가 없었는데도 중학생들 사이에서는 중학생이 거리를 떠났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제는 밤이다 얼른 돌아가지 않으면 혼날 시간인데 소방차가 엄청난 소리를 내며 달려간다 중학생은 중학생의 손을 잡고 싶다

 중학생은 무엇인가가 무엇인가를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다 그런 소리는 거리 어디에나 있었다 거리 어디에나 무엇인가 무엇인가를 두드리고 또 두드리고 있었다

 중학생은 중학생과 거리를 걸었다 그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아름다운 중학생이 아름다운 중학생과 아름다운 거리를 걷고 있었다 그들의 뒤를 따르는 중학생도 있었다

 중학생은 교실에 앉아 있다 중학생은 속으로 이건 너무 시시하다고 생각한다 세상이 생각과 너무 달랐다 의외로 세상은 선량하구나 중학생은 노트에 적어 보았다

 모두가 중학생을 보고 있다 중학생은 탁자를 다시 세게 내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