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Troye Sivan - Suburbia (클릭 시 가사로 이동합니다)

 

Paolo Sorrentino - The Hand of God

 

해당 테마는 어느 때보다도 곡에 영화의 이미지를 연결 짓고 싶었습니다. 노래를 감상하고, 영화를 보면서 고향에 대한 향수를 진하게 느꼈기 때문에요. 트로이의 노래는 떠나온 고향에 대한 아릿함을 담고 있고, 소렌티노 감독의 영화는 정든 고향을 떠나기 까지의 모습을 담고 있지요.

노래와 영화는 여러모로 제 고향과 맞닿은 부분이 많아요. 우선, 제 고향은 중소공장이 많은 지역의 베드타운인데, 물론 Suburbia처럼 잘 갖춰진 환경은 아니지만, 교외지역이라는 공통점은 있지요. 심심하고 따분하지만, 평화로운 동네였거든요. 위에는 산이, 아래에는 강가가 있는 언덕위의 아파트촌이랍니다.

그리고, 이건 좀 우스운 이야기이지만, 집 근처에는 '한국의 나폴리'라는 별명을 지닌 바닷가가 있어요.(...ㅋㅋ) 작고 촌스러운 조형물이 많지만, 그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는 바다예요. 그리고 저는 어릴적부터 초여름과 늦여름이면 그곳에서 헤엄을 치고 자랐지요.

이렇게 글을 쓰고 있으니, 문뜩 제가 서울로 거주환경을 옮기기 얼마 전에 느낀 감정이 떠오르네요. 그때 저는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을 달리고 있었는데, 일몰의 풍경을 보기위해 잠시 멈춰섰어요. 그 당시에만 해도 저는 인턴쉽 때문에 잠시 올라가는 것 뿐이였지만, 한 동안은 그 풍경을 보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니 오래동안 지켜보고 싶어지더라고요. 어쩌면 그때 저는, 이리도 친숙하게 바라보는 일은 이제 마지막이라고 느꼈을 지도 모르지요. 미래의 제가 보내는 텔레파시를 통해서요. 무슨 쌩뚱맞은 소리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때 새삼스레 눈물이 흘렀기 때문에 그렇게 믿고 싶네요. 하하. 

 

어쨌든 간에, 이런 이유에서 이 영상은 어느 때보다 제 감정과 끈적하게 어우러진 영상으로 빚어내고 싶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