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아버지와 저는 통화를 끝내기 전에 늘 같은 말을 나누어요. 듣는 입장에서도 꺼내는 입장에서도 어색한 한마디를요. 그렇지만, 그 말은 상투적인 한마디가 아니라 달리 꺼내지 못한 말들을 대신해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말이랍니다. 우리가 좀더 편한 사이라면 저도 아부지에 대한 걱정을 한트럭 꺼내고, 아버지도 여전히 애새끼 같은 저에게 왈가왈부 하실 수 있을텐데, 그렇지 못하다보니 하기에 '사랑한다'는 말이나마 최선을 다해 꺼내지요. 

 

얼마 전에는 우리 아빠의 생신이였어요.  아부지랑 저는 매번 통화를 5분도 채 넘기지 못하는데, 생신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런 아쉬움을 덜기 위해나마 이 영상을 만들었네요. 아빠의 생신을 축하하는 마음을 어떻게든 더더욱 전하고 싶은데 여전히 어색해서 그러질 못했다보니, 이렇게라도 풀어야지요. 아빠의 '사랑한다'는 말 속에 이 노랫말과 마음이 담겨있으리라 생각하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