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You've applied the pressure
To have me crystalised
And you've got the faith
That I could bring paradise
그대는 압력을 가하네
내가 결정화 되게끔
그리고 당신은 믿음을 지니고 있지
내가 낙원으로 이끄리라고

I'll forgive and forget
Before I'm paralysed
Do I have to keep up the pace
To keep you satisfied?
난 용서하고 망각할거야
내가 무기력해지기 전에
제가 속도를 맞춰야 할까,
그대가 안도할 수 있게끔?

Things have gotten closer to the sun
And I've done things in small doses
So don't think that I'm pushing you away
When you're the one that I've kept closest
상황은 태양에 다다르고 있어
나는 조금씩 상황을 마무리 짓지
그러니 내가 그대를 밀어낸다고 생각치마
내가 무언가를 가장 가까이 둔다고 가정하면, 그것은 그대일터이니

You don't move slow
Taking steps in my direction
The sound resounds, echo
Does it lessen your affection? No
그대는 슬금슬금 거리지 않지
내가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겨
그 소리는 울리고, 공명하네
그것이 당신의 연정을 감소시키냐고? 아니

You say I'm foolish
For pushing this aside
But burn down our home
I won't leave alive
너는 내가 어리석다하지
이걸 옆에 제쳐놓는다고
허나 우리의 집을 불태워봐
나는 살아서 떠나지 않을테니 Glaciers have melted to the sea
I wish the tide would take me over
I've been down on my knees
And you just keep on getting closer
빙하는 바다에 녹아내려
물결이 나를 지배하기를 바라
나는 내 무릎을 꿇었으니
그저 너는 차츰차츰 다가오렴

Glaciers have melted to the sea
Things have gotten closer to the sun
I wish the tide would take me over
And I've done things in small doses
I've been down onto my knees
So don't think that I'm pushing you away
And you just keep on getting closer
When you're the one that I've kept closest
빙하는 바다에 녹아내려
상황은 태양에 다다르고 있어
물결이 나를 지배하기를 바라
나는 조금씩 상황을 마무리 짓지
나는 내 무릎을 꿇었으니
그러니 내가 그대를 밀어낸다고 생각치마
그저 너는 차츰차츰 다가오렴
내가 무언가를 가장 가까이 둔다고 가정하면, 그것은 그대일터이니

Go slow
Go slow
Go slow
Go slow
Go slow
서서히
서서히
서서히
서서히
서서히

조휴일님께서 순수한 사랑 이야기로만 채웠다는 ’TEAM BABY’. 그 음반을 여는 곡인 ‘나는 아니에요’에는 ‘해랑사을신당는나’라는 가사가 나오는데, 삶의 마지막 장에서 ‘나는 당신을 사랑해’라는 말을 은밀한 주문으로 읊겠다는 구절을 들을 때면 감동을 느끼고는 한다. 그 감정은 비단 타인과 시대에 굴하지 않는 자기애와 서정성 때문에만 느끼는 것이 아니다. ‘해랑사’라는 단어가 음악사에 등장한 지 33년 만에야, 세번째 음악가를 맞이하고서야 ‘사랑해’로 꽃피운 것이기 때문이다.


해랑사의 시작, 그리고 시대유감의 장송곡:나는 너를 사랑해
‘해랑사’가 처음 불리운 것은 신중현님께서 이끌던 밴드인 ‘신중현과 엽전들’의 1집이다. 최경식 평론가님이 칭한 바처럼 ‘한국식 로크’의 혼이 실린 음반이자 명곡 ‘미인’을 비롯해 사랑이 넘실거리는 곡들로 채워진 이 음반에서, 직설적이고 담백한 사랑고백을 제목으로 한 곡 ‘나는 너를 사랑해’에 그 노랫말이 나온다.
허나 이곡에서의 해랑사는 사랑을 위한 은어가 아니다. 노잣돈이 짤랑거리는 듯한 종소리와 의식의 고양을 위하는 듯한 닫힌 퍼커션 외에는 별다른 악기도 멜로디도 없이, 제목을 거꾸로 뒤집은 구절만을 맥없이 읊는 ‘해랑사 를너 는나’는 폭력의 시대에 대한 곡소리나 다름이 없다. 검열과 나랏님에 대한 예찬을 강요하는 시대에서 허용되는 것은 ‘건전한’ 사랑노래 뿐이었기에, 해랑사는 시대를 노려보기 위해 쓰인 말이었다.
당대에도 큰 인기를 몰았던 음반이었지만 박통에 대한 용비어천가를 거절한 신중현님께 직접적인 보복이 이루어지면서, 이듬해 수록곡의 대부분이 ‘퇴폐, 부적합’딱지를 받아 방송 금지를 받고 음반은 판매금지 처분을 받게된다.


실낙원에 대한 향수, 번뇌, 그리고 아버지에 대한 존경: 해랑사 & 해랑사2
‘해랑사’의 바톤을 이어 받은 것은 신중현님의 아들 신대철이 이끌던 밴드 시나위였다. 김바다님의 합류와 함께 해비메탈에서 얼터네이티브로 변모한 시나위의 6집 음반 ‘은퇴선언’의 시작을 여는 곡으로 ‘해랑사’는 담겨있다.
그러나 ‘어둠이 내린 시대’에서 ‘해가 비치던 나날들’에 대한 향수를 노래하는 곡이기에, 해랑사는 시대비판의 메시지를 담은 음반에서 아득한 실낙원일 뿐이다.


다음해 발매된 ‘Psychedelos’에 실린 ‘해랑사 2’는 음반을 마무리를 장식하는 곡으로, 싸이키델릭한 연주 속에서 생사에 대한 번뇌가 담겨있다. ‘해랑사 해랑사 한 많고 원 많은 불쌍한 암자’라는 구절에서 알 수 있듯, 이 곡에서의 해랑사는 가상의 절로써 생사의 사이에 놓인 번뇌의 강을 건너는 이들이 한을 쏟는 공간으로 이름 불리게 되었다.
한편 두 해랑사는 아버지에 대한 존경을 드러내는 곡이기도 한데, 신대철이 직접적으로 ‘신중현의 아들’로서 대물림을 드러내고 싶었다고 말한바 있다.


비로소, 해랑사가 사랑해로:나는 아니에요
지금껏 해랑사가 불리던 시기를 짚어보자. 유신정권과 IMF, 그리고 국정농단을 끝낸 해. 그간 어둠의 시대에서만 불리우던 해랑사와는 달리, 검정치마의 해랑사는 수많은 이들이 광장으로 나와 촛불을 들고나선 끝에 어둠을 끌어내린 때에 등장했다.
바뀐 정권은 ‘모든 정책의 출발은 부정부패 척결’일 것을 약속했고, 그것은 경제의 발전보다도 사람들이 바라던 갈망이었다. 비관과 갈등이 심화되던 때였기에 그 약속은 어떤 공약보다도 사회를 올바르게 만들어줄 것만 같았고, 이제 사회의 문제는 정권을 믿고서 개개인의 삶을, 사랑만을 생각하면 될 것만 같던 때였다.
그렇기에 검정치마의 해랑사는 (조휴일님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비로소 낭만의 시대를 여는 주문으로 여겨졌다. 어떤 작품이든 화자 개인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시절이 묻기 마련이고, 아름다운 노래에 낙관의 시절이 더해진 것이니, 이런 해몽을 하게되기 마련이었다.
물론 2017년의 기대와는 달리, 현재는 더욱 노골적으로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에 부딪히는 세상이 되었다. ‘헬조선’은 사람들로부터 ‘재앙’의 시대라 불리게 되었고, 그 바톤은 이제 ‘종말’의 아래 놓여있다고 말한다.
그래도 나는 알 바 없다. 험난한 시절을 거쳐 꽃피운, 아주 사적인 사랑의 은어를 부르는 이 노래를 들으면 결국 아름다움을 생각하게 되기 때문에.




I wish I could see myself the way you look at me
너가 나를 보는 것처럼 나 자신을 바라보고 싶어

I wish you could see yourself through my eyes
내 눈이 보는 것처럼 너 스스로를 바라보면 좋겠어

all of the things you don't say reflect back at me
너가 말하지 않는 모든 것들이 나를 돌아보게 만들지

You don't think I see, I do
내가 보고 느꼈을거라 생각하지 않을테지만 말이야

Sometimes I just want to say it's ok, I understand, I see you
때론 난 그저 ‘괜찮아’ 라고 말하고 싶어, 나는 이해해, 너를 보고 있기에


만일 폭풍에 휩쓸린다면, 우리가 불에 타버린다면
좋았던 마음이 메말라버린다면요
당신은 제게 또다른 삶에 대한 믿음의 이유가 될거에요
만일 모든 것이 끝나버리고, 막이 내려버린다면
하늘이 불로 뒤덮인다면
최선의 믿음이 될게요, 그대 나를 바라볼 수 있을거에요
생의 저편에서도요

그리고 만일 지구가 요동친다면
마치 거대한 지진처럼 요동친다면
그리고 우리의 삶이 찰나에 불과하다면
당신은 첫번째 대상일거요
제가 찾아나설,
이 두팔과 함께 찾아나설 첫번째 대상이에요

그리고 만일 우리가 늙는다면
우리는 이 생을 떠나갈 준비가 되어있어요
여기 희망이 자리하고 있지요
분명히, 빌어먹을 정도로 같은 때에 떠날 것이기에요.


대청호 본댐과 보조댐 새 조정지엔 다슬기 무진장이라
그걸 숙주로 하는 반딧불이 함께 무진장
구월초 는개 오시는 밤
대전 동남쪽과 꼬불꼬불 이어진 골짜기 포장도로 따라
캄캄한 길 혼자 걸어 올라가노라면 반딧불이
수십백천만 반딧불이 골짜기 가득 메워
마지막 혼례여행을 준비중일 겁니다 그걸 깨닫기까지
당신은 한참 혼란스러워야 합니다 세상이
밤이, 삶이 이토록 아름답던가

그걸 처음 본 길 위에서
나는 엉엉 울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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