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20230121


아빠와 귀경길에 오르기 전에 바라본 하늘. 막 찍었는데도 정말 예쁘고, 오히려 막 찍어서 한밤에 내리는 눈처럼 나온 것 같아 마음에 든다.



본가에 내려왔다. 하지만 기차표를 예매 못해 내일 차례만 지내고서 아빠와 올라가야하기 때문에, 마미모와의 시간은 반나절도 보내지 못한다는게 함정….^____ㅠ



마미모의 드론이 자꾸 연결이 안된다고 해서 손을 봐드렸는데, 만지작 거릴 수록 자꾸 탐이 나더라… 덕분에 셀프생일선물을 Minifreak말고 얘로 해야할 지 고민이 되어버렸다(…)
+ 그 와중에 티비에 비친 마미모와 나의 커플샷



집에 오면 하는 것 중 하나가 물건 뒤지기인데, 오늘은 Ableton Live Intro 패키지가 눈에 들어왔다. 2012년 DAW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 때 돈은 없지만 불법 다운은 싫어서 택한게 Intro였는데, 참 제약은 많았지만 그래도 기타프로로 띵가띵가 끄적끄적하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사운드의 차이 만으로도 참 감동이었고…



브누야는 슬램덩크에 확실히 꽂혔다.



우리집에는 책이 두권 이상 있는게 몇 권 있는데, 대부분 마미모나 내가 갖고 있던 것과 브누야의 책이 겹친 경우이다. 몇 해 전 누나가 본가로 내려왔을 때 책도 챙겨온터라 이런 것인데, 그 외에는 산 책을 선물 받았을 경우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이 책은 누나가 좋아해서 구판과 신판을 갖고 있는 경우로 아는데, 이토록 브누야가 애정을 갖고 있음에도 펼쳐본 적은 없다. 어릴 적에는 참 책을 많이 공유했는데 말이지.
그래서 올해에는 이 책도 읽어보는 것을 다짐하며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묻혀있던 기억을 떠올리게 되는



집 앞 카페에서 주문을 하고서 앉아 있는데, 신발의 구김이 자꾸 눈에 밟혔다… 비오는 날에 스웨이드를 신은 대가를 제대로 치르는 구먼….🥲



저녁에는 아빠와 브누야와 고모 댁에 갔는데, 우스운 해프닝과 함께 시끌벅적한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그래서 정말 술이 안받는 브누야까지도 함께 치얼쓰를 했고


(스킵과 로퍼 5권 중에서)

예전에 브누야가 내게 보내준 장면. 이 페이지를 보았을 때 내가 떠올랐다며 꺼내어주었는데, 저 장면만 보고도 엉엉 운게 떠오른다.
내가 태어난곳보다도 더 오래 살았던 곳인 부산.. 살 적에는 지긋한 한숨만 내쉬던 곳이, 이제는 언덕 너머로 보이는 강가와 일몰의 풍경이 마음 속에서 늘 일렁거린다.


20230119

1. Hanakiv, Goodbye
첫곡인 No Words Left를 Alabaster DePlume과 작업한 덕분에 알게된 아티스트인 Hanakiv. 첫 작품을 듣자마자 앞으로 그가 펼쳐낼 세계를 기대했었는데, 이렇게 더욱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줄 줄은 몰랐다. 전작에 비해 보다 더 격정적이고 사운드의 요소도 더욱 다채로운 게 인상적인 한편, 피아노의 레코딩이 마음에 든다. 얼른 풀랭스 음반을 발표해주길…

2. aus, Until Then
FLAU의 우두머리인 aus가 간만에 발매한 음반. 아쉬운 점이라면 이 곡이 그냥 싱글이라는 점. 난 또 새 정규음반 발매를 앞두고 선공개한 것인줄 알았는데, 유감이게도 아니더라. 그냥 LA기반의 영국 레이블과 교류를 기념하기 위해 낸 음반이라는데, 단순 기념치고는 너무 좋다… aus의 음악세계가 지닌 매력이 한 곡 안에 다 담겨있는듯한 곡같아서 뭐 소개하는 곡으로는 더할 나위 없는 것 같기도하고.

20230116


😳😳😳😳
그런데… 오는 건 좋은데… 왜 왓챠홀이야…? 월요일 공연이라 수요가 떨어질 것이라 생각한건지 모르겠지만 뭔가 김빠지네🥲

20230114, 20230115

‘이 좋은 기분을 당신과 나는 나누고파’

(J)들을 만나기 전까지는 기분이 결코 좋을 수 없었지만, 함께해서 행복했고 더욱 깊어진 주말이었다. 무엇보다도, 친구들과 차 안에서 시간을 보낼 때 내가 음악을 선곡했는데도 다들 귀기울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기뻤고. 덕분에 마음에 켜켜이 쌓여 있던 장애물이 조금은 없어진 기분이 I’m든다. 보다 가볍고, 보다 너희를 편히 바라볼 수 있어진 것 같아 행복해.


1. 너와나의안양


만나기 전 까지만 해도 기분이 그리 좋지 않았던 것에는 두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주말의 계획을 세워둔 상태에서 불쑥 생긴 약속인터라 다짐들을 미루게 되어버린 것에 대한 아쉬움과 그 약속을 제대로 준비 못한 것에 대한 부담감, 그리고 당일 발생한 문제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FC안양의 응원가를 녹음하는데 참여하기로 했지만, 불참을 하게 된 것… 오전근무 후 퇴근을 한 뒤 뽈뽈 준비하면 문제 없을 줄 알았는데, 카드분실+택시가 안잡힘이 변수였고, 무엇보다 집에 오자마자 긴장이 풀려서 졸아버렸다(…) 일어나니 안양으로 가기에는 너무 늦어버렸더라…ㅠ 결국 한시간 전에 불참 의사를 전달…
그런데 혼대에서 (J)들을 만나 시간을 보내는데, 안양 택시가 지나가더라. 괜히 그게 반갑더라. 이런 거 하나에 기분이 좋아지는 거에 어느새 명예 안양시민이 되어가는 것 같고, 그래서 기념으로 찍었다~~~ 야호!


2. 복순도가


혼대에서 늦은 저녁을 먹으러 간 곳은 한식 베이스의 주점이었는데, 사실 음식 보다는 복순도가라는 막걸리가 인상적이었다. 굳이 뭐 먹었는지 쓰는 이유도 복순도가에 대한 감상을 남기려는 것…ㅎㅎ 스파클링 같은 느낌일 것이라는 (J)의 말대로 정말 청량감 있는 탄산과 적당히 달달해서 편히 마실 수 있는 막걸리 같았다. 알쓰다보니까 막걸리는 한 두 잔만 마시는데, 덕분에 얘는 자꾸자꾸 손이 가버렸고…


3. 바다


언제나 애정하는 공간, 사람지옥이라 싫어하는 혼대에서 유일하게 좋아하는 공간.


+


겨울이 저물어져가는 것 같다고 한 말이 무색하게 되어버린 요즘…🥲 그래도 더이상 함박눈이 내릴 일은 없겠지 싶어 춥기만 한 지금이 얄미웠는데, 바다에서 눈사람을 만났다. 히히.
그리고 자리를 옮기려는 때에 싸락눈이나마 내리기 시작했는데, 그 눈이 내게 ‘아직 끝났다고 생각하지마. 혹시 모르잖아?’라며 말을 거는 것 같았다. 그래서 오늘 갑작스레 내리던 녀석을 용서하며, 마냥 기분좋게 맞으며 쏘다녔다. (는 사실 취해버린 탓도 있다…ㅎ)


그리고


1. 간만에 방문한 컬러드빈에서 사이좋게 마신 커피. 그러고보니 연남동을 가지 않은게 6개월을 넘었는데, 그럼에도 사장님께서는 내 얼굴을 기억하고서 친근히 인사를 건네주셨다. 그런 기억력을 포함해 여러 세심한 점을 본받고픈 멋지신 분…
2. 성수 쪽으로 자리를 옮기던 중 DDP를 보고서 불쑥 모자이크 서울을 가자고 외쳐버렸다. 그런 충동적인 모습에도 흔쾌히 발맞춰준 고마운 (J)들…
3. 컬빈 사장님께 추천 받은 성우의 카페에서 본 리스. 뭔가 크리스마스의 여운을 느낄 수 있어서 기분이가 좋았고요…

20230113

오늘은 비가 내렸는데도 그리 춥지가 않더라. 아니 며칠 전부터 낮에는 약간 더운 것 같은 나날이었는데, 아마도 소한 즈음부터 그랬던 것 같다. ‘소한에 얼어 죽은 사람은 있어도 대한에 얼어 죽은 사람은 없다’는 속담이 무색하게도 말이다.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올 겨울은 그리 춥지 않았던 것 같았고,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올여름은 추웠으니 겨울은 좀 따뜻하길’ 이라는 노랫말이 떠올랐다. 그런데 저 노랫말이 단순 비유가 아닌 것 같은게, 올 여름과 겨울이 딱 저랬고요, 한편 17년도는 비유에서나 실제로나 내겐 너무나 따듯했던 여름과 추웠던 겨울이었던게 떠오르고.
여튼야튼 날씨가 이러니 설 연휴가 오기도 전에 겨울이 다 갈 것 같구나. 점차 따듯해진다는게 좋으면서도, 이번 겨울의 눈은 저물어버렸다는게 괜히 아쉽다.

한편, 이 노래는 J가 내게 소개해준 곡인데, 작년 이 맘 때 쯤에 그와 명지의 외곽에서 불을 떼우며 들었다. 버려진 의자에 앉아 감바스를 먹으며, 나를 위로하기 위한 실 없는 얘기를 주렁주렁 늘어놓아준 다음, 이 노래를 들려주던 나의 친구. 주말에는 J에게 전화를 해야겠다. 지금은 더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그에게, 요즈음 한국의 날씨 얘기도 하고 그래서 Winterlude 17’을 꺼내 들었다고. 그리고 돌아올 겨울에는 또다시 함께 그 노래를 듣자고 해야지.


1 ··· 6 7 8 9 10 11 12 ··· 17